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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주식 가격, 누구 말이 맞나 — 보충적 평가방법을 둘러싼 다툼

시가 없는 비상장주식은 상속·증여 때마다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는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값을 매긴다. 그런데 같은 산식을 두고도 과세관청과 납세자의 숫자가 갈리는 지점이 있다. 최근 대법원까지 올라간 사건들도 결국 이 계산식 안의 다툼이었다.

정엘 편집국 · 2026-07-12

"시가가 없으니 세법 산식대로 계산했을 뿐인데, 왜 세무서가 다른 숫자를 들이미는 겁니까." 상속세 신고를 마친 오너 2세들이 가장 자주 토로하는 말이다. 상장주식처럼 매일 거래되는 가격표가 없는 비상장주식은 상속·증여 때마다 '얼마짜리인가'를 놓고 과세관청과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

비상장주식에는 시가가 없다. 그래서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상증세법) 제60조·제63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54조는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는 '보충적 평가방법'을 두고 있다. 원칙은 1주당 순손익가치에 3, 순자산가치에 2의 가중치를 주어 평균하고(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은 2대3), 그 값이 순자산가치의 80%에 못 미치면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으로 삼는다(시행령 제54조 제1항). 순손익가치는 최근 3개 사업연도 순손익액을 가중평균한 뒤 국세청장이 고시하는 환원율로 나누어 구하는데, 이 '3개년 순손익액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지점이다. 일시적 특별이익, 비경상적 손실, 자기주식 보유 여부, 사업연도 중 합병·증자 같은 사정이 끼어들면 같은 회사, 같은 시점의 주식이라도 계산 결과가 갈린다.

이 계산식이 결코 기계적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최근 대법원 판단으로도 확인된다. 대법원은 2023년 6월 29일 '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방법에서 순손익액의 산정방식이 문제된 사건'을, 2025년 1월 9일에는 '비상장주식의 1주당 순손익가치 산정 방법이 문제된 사건'을 각각 중요 판결로 선고했다. 같은 해 10월 30일에는 특수관계인에게 저가 양도된 비상장법인 발행 자기주식의 시가를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산정하는 문제도 대법원까지 올라갔다. 세 건 모두 사건 자체가 '순손익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계산해야 하는가'라는 동일한 뿌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납세자와 과세관청의 계산기가 서로 다른 답을 낼 여지가 실무상 상존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개별 사건의 구체적 수치와 결론은 사안마다 다르므로, 자신의 케이스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이 지점에서 다툼이 생긴다'는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가상의 사례로 짚어보자(실존 인물·기업과 무관한 가상의 설정이다).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A씨가 별세하면서 자녀에게 비상장주식 100%가 상속됐다. 회계법인은 최근 3년 손익 중 마지막 연도에 발생한 부동산 처분이익을 '비경상적 손익'으로 보고 순손익액 계산에서 제외해 신고했다. 그러나 관할 세무서는 해당 처분이익이 회사의 통상적 영업활동과 무관하다고 단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를 포함시켜 재계산했고, 그 결과 1주당 평가액이 신고가액보다 높아지며 상속세가 추가로 고지됐다. A씨 자녀 입장에서는 '법에 정한 산식대로 계산했을 뿐인데 왜 세금이 늘어나느냐'는 억울함이, 세무서 입장에서는 '특정 항목을 자의적으로 빼면 과세 형평이 무너진다'는 우려가 부딪히는 전형적 장면이다.

결국 갈림길은 하나로 좁혀진다. 순손익액에 포함할 항목과 제외할 항목의 경계를 어디에 긋느냐다. 납세자는 "일시적·비경상적 손익은 빼야 정상 수익력을 반영한다"고 주장하고, 과세관청은 "예외 적용은 법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할 때만 허용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 줄다리기에서 이기고 지는 기준은 결국 근거자료다. 회계 처리의 성격, 반복성 여부, 사업연도별 재무제표와 세무조정계산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느 쪽 주장도 힘을 받기 어렵다.

점검 항목확인할 내용
가중치 구조순손익가치 3 : 순자산가치 2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은 2 : 3) 적용이 맞는지
80% 하한가중평균액이 순자산가치의 80% 미만이면 80%로 대체됐는지
3개년 순손익액비경상적·일시적 손익 제외 여부와 그 근거자료가 명확한지
자기주식·특수관계자기주식 보유, 특수관계인 거래가 평가액에 영향을 주는지
대체 시가매매사례가액 등 시가로 볼 수 있는 거래가 있었는지

지금 상속·증여 신고를 준비 중이거나 이미 고지서를 받아 든 오너라면, 신고 전에 3개년 재무제표와 세무조정계산서를 다시 펼쳐 순손익액 산정 근거를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첫걸음이다. 이미 과세처분을 받았다면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나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기간(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등 법정 불복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세무 전문가와 함께 계산 근거를 재검토하는 절차부터 밟으면 된다. 숫자 싸움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근거자료 싸움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대응 방향은 어렵지 않다.

핵심 정리

Q. 비상장주식 보충적 평가방법이란 무엇인가요?
A. 시가를 확인할 수 없는 비상장주식에 대해 상증세법 시행령 제54조에 따라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일정 비율로 가중평균해 1주당 가액을 산정하는 방법입니다.

Q. 세무서가 신고한 평가액을 다시 계산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A. 순손익액 산정 시 어떤 손익 항목을 포함·제외할지, 자기주식이나 특수관계인 거래를 어떻게 반영할지 등에서 법령 해석과 사실관계 판단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Q. 평가액에 이의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법정 불복기간 내에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나 행정소송 등 불복 절차를 검토하되, 순손익액 산정의 근거자료(재무제표, 세무조정계산서 등)를 먼저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료: 대법원 판례속보(scourt.go.kr), 국가법령정보센터, 국세청. 본 기사는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