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엘칼럼
[정엘칼럼] 회사 주식이 얼마인지 모른 채 승계를 시작하는 오너들 — 평가액이 먼저다
비상장주식 평가는 승계 설계의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첫 단계다. 세법이 매기는 1주당 가액을 모르면 증여 시점도, 자금 계획도 세울 수 없다.
비상장주식 평가란 시장에서 거래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 회사의 주식에 대해 세법이 정한 계산식으로 1주당 가액을 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시가가 확인되지 않을 때 이 보충적 평가방법을 쓰도록 정하고 있다. 승계 상담에서 오너에게 "지금 회사 주식이 1주당 얼마입니까"라고 물으면, 액면가 5,000원을 답하는 분이 적지 않다. 세무서가 보는 숫자는 그것이 아니다.
왜 오너는 자기 회사 주식값을 모르는가?
상장회사는 매일 시세가 찍히지만 비상장회사는 팔아본 적이 없으니 가격이 없다. 그래서 재무제표상 자본금이나 액면가를 주식 가치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세법상 평가액은 회사가 지난 3년간 벌어들인 이익과 현재 보유한 순자산에서 역산된다. 이익이 늘고 부동산 가치가 오른 회사일수록 오너가 체감하지 못한 사이 주식 평가액이 조용히 불어난다. 증여든 상속이든 세금은 그 불어난 숫자를 기준으로 매겨진다.
세법은 어떤 식으로 값을 매기는가?
기본 구조는 두 가지 가치를 섞는 것이다. 하나는 순손익가치(최근 3년간 순손익액을 3:2:1로 가중평균한 뒤 환원율로 나눈 값), 다른 하나는 순자산가치(회사 순자산을 발행주식수로 나눈 값)다. 이 둘을 3 대 2로 가중평균한다. 단, 자산총액 중 부동산 비중이 50% 이상인 부동산과다보유법인은 가중치가 2 대 3으로 뒤집힌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4조).
여기에 두 개의 장치가 더 붙는다. 첫째, 가중평균값이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에 못 미치면 그 80%를 평가액으로 본다. 이익이 적어도 자산이 두툼한 회사는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둘째,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은 평가액에 20%를 가산한다. 다만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결손금이 있는 법인은 이 할증에서 제외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제3항).
| 구분 | 일반법인 | 부동산과다보유법인(부동산 50% 이상) |
|---|---|---|
| 가중치 | 순손익 3 : 순자산 2 | 순손익 2 : 순자산 3 |
| 하한 |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 | |
| 최대주주 할증 | 20% 가산 (중소기업·중견기업·결손법인 제외) | |
숫자로 보면 얼마나 벌어지는가?
가상의 예시다. 제조업을 하는 중소기업 A사의 발행주식은 10만 주, 1주당 순손익가치가 12,000원, 1주당 순자산가치가 20,000원이라고 하자. 가중평균하면 (12,000×3 + 20,000×2) ÷ 5 = 15,200원이다. 그런데 순자산가치의 80%인 16,000원이 더 크므로 평가액은 16,000원이 된다. 지분 전체로는 16억 원이다.
여기서 A사가 중소기업이 아니어서 할증 대상이었다면 16,000원의 20%가 더해져 19,200원, 총 19억 2천만 원이 된다. 같은 회사, 같은 재무제표인데 평가액이 3억 2천만 원 벌어진다. 승계 자금 계획은 이 차이를 알고 세우는 것과 모르고 세우는 것이 전혀 다르다.
실무에서는 무엇부터 점검하는가?
실무에서는 평가 자체보다 평가액을 움직이는 항목부터 점검한다. 아래 다섯 가지는 상담 첫날 반드시 확인한다.
- 최근 3개 사업연도 순손익액의 추세 — 올해 이익이 크게 났다면 평가액도 함께 오른다
- 재무상태표상 부동산 비중이 자산총액의 50%에 근접하는지 — 넘으면 가중치가 뒤집힌다
- 가지급금·미수금 등 자산으로 잡혀 순자산가치를 밀어올리는 항목
- 중소기업 기준 충족 여부 — 할증 20%의 적용과 배제를 가르는 지점
- 평가 기준일 설정 — 평가는 특정 시점의 재무자료로 이뤄지므로 시점 선택 자체가 설계 변수다
주식 평가액은 승계 설계의 결과가 아니라 전제다. 값을 모르면 언제 넘길지, 얼마를 마련해야 할지 계산할 수 없다. 회사 주식의 현재 평가액을 확인하는 일부터가 승계의 시작이다.
핵심 정리
Q. 비상장주식 평가는 어떻게 하나?
A.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3 대 2로 가중평균한다. 부동산이 자산의 50% 이상인 법인은 2 대 3으로 적용한다.
Q. 평가액에 하한이 있나?
A. 있다. 가중평균값이 1주당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으면 그 80%를 평가액으로 한다.
Q. 최대주주면 무조건 20% 더 붙나?
A. 아니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결손금이 있는 법인은 할증평가에서 제외된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3조, 같은 법 시행령 제54조), 국세청. 본 기사는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