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예규
아버지가 회사에 땅을 그냥 줬는데, 자녀에게 증여세가 나왔다 — 특정법인 거래 증여의제의 작동 원리
가족이 지분 30% 이상을 가진 법인에 특수관계인이 재산을 무상으로 넘기면, 그 이익은 법인이 아니라 주주가 받은 증여로 의제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5의 구조와 1억원 문턱, 실무 점검 순서를 정리한다.
특정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란,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지분 30% 이상을 보유한 법인(이를 '특정법인'이라 한다)이 지배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재산이나 용역을 무상 또는 현저히 낮은 대가로 받은 경우, 그 이익에 주주의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해당 주주가 증여받은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매기는 제도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5).
실무에서 이 조문은 대개 이런 장면에서 등장한다. 창업주가 자녀 명의 지분이 섞인 가족법인에 본인 소유 토지를 무상으로 넘긴다. 법인에 준 것이니 자녀에게 증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몇 년 뒤 세무조사에서 자녀 앞으로 증여세 고지서가 날아온다. 법인을 한 칸 끼워 넣었다고 해서 증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조문의 취지다.
어떤 법인이 '특정법인'이 되나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보유한 주식보유비율이 30% 이상인 법인이 특정법인이다. 여기서 지배주주란 법인의 최대주주 등 중에서 지분이 가장 많은 개인 주주를 뜻한다. 중소기업 오너 법인은 대부분 오너 일가 지분이 80~100%이므로, 사실상 거의 모든 가족법인이 이 요건에 걸린다고 보는 편이 안전하다.
과거에는 결손금이 있는 법인이나 휴업·폐업 법인만 대상이었지만, 현행 규정은 흑자 법인이라도 지분 요건만 충족하면 적용된다. "우리 회사는 이익이 나고 있으니 해당 없다"는 판단은 현행 조문 기준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
어떤 거래가 걸리나 — '현저히 낮은 대가'의 기준
대상 거래는 크게 세 갈래다. 재산이나 용역을 무상으로 제공받는 경우,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로 양도·제공받는 경우, 그리고 시가보다 현저히 높은 대가로 양도·제공하는 경우다.
여기서 '현저히'는 감이 아니라 숫자다. 시가와 대가의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이거나, 그 차액이 3억원 이상이면 현저한 것으로 본다. 시가 10억원 토지를 법인에 6억원에 넘겼다면 차액 4억원이 시가의 40%이므로 두 기준 모두에 걸린다.
| 구분 | 기준 |
|---|---|
| 특정법인 지분 요건 | 지배주주와 친족 보유비율 30% 이상 |
| '현저히 낮은(높은) 대가' | 시가와 대가의 차액이 시가의 30% 이상 또는 3억원 이상 |
| 과세 최소 문턱 | 주주 1인당 증여의제이익 1억원 이상 |
| 합산 기간 | 거래일부터 소급 1년 이내 같은 유형 거래 합산 |
| 신고·납부 기한 |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
1억원 문턱은 회사가 아니라 '주주 한 명당'이다
증여세가 실제로 부과되는 것은 주주 개인별 증여의제이익이 1억원 이상인 경우로 한정된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34조의5). 실무에서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여기다. 법인이 받은 이익 총액이 아니라, 거기에 각 주주의 지분율을 곱한 뒤의 금액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거래일부터 소급 1년 이내의 같은 유형 거래를 합산해 이 금액 기준을 따진다. 한 번에 크게 넘기면 걸리니 나눠서 넘긴다는 식의 설계는 1년 합산 규정 앞에서 무력해진다.
법인세를 이미 냈는데 증여세를 또 내나
법인이 무상으로 자산을 받으면 자산수증이익으로 법인세를 낸다. 여기에 주주 증여세까지 붙으면 이중과세 논란이 생긴다. 그래서 법은 두 단계의 조정을 둔다. 첫째, 증여의제이익을 계산할 때 특정법인이 부담한 법인세 상당액을 차감한다. 둘째, 계산된 증여세액이 '지배주주 등이 직접 증여받았을 경우의 증여세 상당액에서 법인이 부담한 법인세 상당액을 뺀 금액'을 초과하면, 그 초과분은 없는 것으로 본다(같은 법 제45조의5 제2항).
즉 법인을 거쳐 준다고 해서 세금이 무한정 불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줄어들지도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다. 법인을 끼우는 방식은 절세 수단이 아니라, 직접 증여와 비슷한 수준까지 세부담이 따라붙는 구조에 가깝다.
미니 케이스 — 숫자로 보면 어떻게 되나
이하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시다. 비상장 제조법인 ㄱ사의 지분은 대표 A가 60%, 자녀 B가 40%를 보유한다. A의 아버지(A·B의 특수관계인)가 시가 10억원인 토지를 ㄱ사에 무상으로 증여했다고 하자.
- 법인이 얻은 이익: 10억원(자산수증이익)
- 법인이 부담한 법인세 상당액을 2억 2,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차감 후 이익은 7억 8,000만원
- 주주 A의 증여의제이익: 7억 8,000만원 × 60% = 4억 6,800만원 → 1억원 이상, 과세 대상
- 주주 B의 증여의제이익: 7억 8,000만원 × 40% = 3억 1,200만원 → 1억원 이상, 과세 대상
A와 B는 각자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법인에 넘긴 거래였지만 신고 의무는 주주 개인에게 생긴다. 실제 세액은 각자의 10년 내 동일인 증여 합산 이력과 공제 적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계산이 필요하다.
오너가 지금 점검할 항목
실무에서는 지난 3년간의 법인 장부부터 훑는다.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걸리면 증여의제 검토 대상이다.
- 오너 또는 그 친족이 법인에 부동산·주식·차량 등을 무상으로 넘긴 내역이 있는가
- 오너 일가와의 매매에서 시가 대비 30% 이상 또는 3억원 이상 차이가 난 거래가 있는가
- 오너가 법인에 무이자 또는 저리로 빌려준 자금이 있는가 (용역·금전 무상제공 유형에 해당할 수 있다)
- 법인이 오너 일가의 채무를 대신 갚아준 사실이 있는가
- 같은 유형 거래가 1년 이내에 여러 번 나뉘어 있지는 않은가
- 시가 판단의 근거자료(감정평가서, 유사 거래 사례, 비상장주식 평가내역)를 보관하고 있는가
특히 마지막 항목이 실무에서 승부를 가른다. 증여의제 여부는 결국 '시가가 얼마였나'에서 갈리는데, 거래 시점에 근거자료를 만들어 두지 않으면 몇 년 뒤 과세관청이 제시한 가액을 반박할 수단이 남지 않는다.
핵심 정리
Q. 법인에 증여했는데 왜 주주가 증여세를 내나?
A. 법인이 얻은 이익은 결국 주주의 주식가치로 옮겨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5는 그 이익에 지분율을 곱한 금액을 주주가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한다.
Q. 흑자 법인이면 적용되지 않나?
A. 현행 규정은 결손 여부를 묻지 않는다. 지배주주와 친족의 지분이 30% 이상이면 흑자 법인도 특정법인에 해당한다.
Q. 금액이 작으면 넘어가나?
A. 주주 개인별 증여의제이익이 1억원 미만이면 과세하지 않는다. 다만 거래일부터 1년 이내 같은 유형 거래를 합산해 판단하므로, 쪼개기로는 문턱을 피하기 어렵다.
Q. 법인세를 냈으면 증여세는 면제되나?
A. 면제가 아니라 조정이다. 법인이 부담한 법인세 상당액을 차감하고, 직접 증여했을 때의 증여세 상당액에서 그 법인세 상당액을 뺀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만 없는 것으로 본다.
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5,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의5), 국세청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조세심판원. 본 기사는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세무 자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