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기업스토리
1896년 박승직상점에서 시작된 기업 —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의 변신
서울 배오개의 포목점 박승직상점에서 출발한 두산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꼽힌다. 130년에 걸친 거듭된 변신이 던지는 승계의 교훈을 살펴본다.
1896년 상인 박승직이 서울 배오개(현 종로4가 일대)에 문을 연 박승직상점은 포목을 파는 점포였다. 이 상점이 오늘날 두산그룹의 모태로, 두산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으로 널리 꼽힌다. 일제강점기에는 화장품 '박가분'을 히트시키며 사업을 넓혔고, 광복 이후 두산상회를 거쳐 무역·소비재로 영역을 확장했다.
소비재에서 중공업으로, 그리고 다시
두산의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은 업의 전환이다. 오랫동안 그룹을 지탱해 온 맥주 등 소비재 중심의 사업 구조를 1990년대 이후 과감히 정리하고, 2000년대에 들어 중공업·인프라 중심으로 그룹의 정체성을 바꿨다. 이후에도 시장 환경에 따라 사업 재편을 거듭하며 에너지 등 새로운 축으로 이동해 왔다. 창업 이래 같은 사업을 지킨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를 다시 정의하며 살아남은 것이다.
물려받는 것은 사업이 아니라 기업이다
박승직상점의 130년은 승계에 관한 역설적 교훈을 준다. 다음 세대가 물려받아야 할 것은 특정 사업이나 제품이 아니라, 변화를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그릇 자체라는 점이다. 창업 세대의 사업을 그대로 지키는 것이 승계의 목표가 되는 순간, 기업은 시대와 함께 낡는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 가장 많이 변한 기업이기도 하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자료: 두산그룹 연혁 등 공개된 역사적 기록. 본 기사는 일반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